본문 바로가기

music

GATEFLOWERS @탑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홍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채널마다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넘쳐나듯 생겨나고 있지만, 방송에서는 웬만해서 보기 힘든 신대철, 김도균, 이현석씨(이분은 최근 방영분에서는 못본 듯)... 이런 분들을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반가울 따름이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클럽공연이나 인디씬에 대해선 거의 담을 쌓고 지내다시피 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눈에 띄는 몇몇 팀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중 일부는 클럽가에서 이미 나름대로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거나, 인디레이블을 통해서 앨범을 낸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송을 보던 중 유달리 귀에 착 달라붙는 팀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 팀이 '게이트플라워즈'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보았더니 2010년 루비살롱레코드에서 발매된 EP가 있어 바로 주문.

결과는 대만족이다. 개인적으로는 2010~2011년을 통틀어 '로다운30'과 더불어 최고의 수확이었다는.

그러나 음반에 대한 만족도를 떠나 아쉬운 것은 어째서 이런 음악들은 늘 '돈이 안되는' 음악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것인데, 탑밴드에서 우승팀에게 1억원의 상금을 걸고 있지만 어느 누가 1억원이라는 상금을 받든 간에, 그리고 멤버들 전부가 부상으로 홈시어터 시스템을 받는다고 한들, 그것이 밴드의 음악적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으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탑밴드 참가 팀 중 아시안비트 그랜드파이널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한 밴드, 그러나 대상 수상은 단지 그 순간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는 밴드 멤버들의 인터뷰가 참으로 가슴 아팠다.

GATEFLOWERS : 박근홍(v), 양종은(d), 염승식(g), 유재인(b)

수록곡 :
 
1. Jam
2. F.M.
3. Jam
4. 예비역
5. 불편한 진실
6. Jam
7. 후퇴
8. Jam
9. 2nd song
10. Jam
11. GHOST
12. Jam

여섯 곡의 짤막한 연주곡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여섯 곡. 연주에 대해선 아는 바 없는 내가 듣기에도 범상치 않은 멤버들의 연주... 특히 기타리스트 염승식씨의 연주는 처음 듣는 순간 '바로 이거다' 라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일렉기타=레스폴'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지만 스트래토캐스터 특유의 톤(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에는 참으로 중독성 있는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앨범 구입 후에 찾아보니 연주인들 사이에선 꽤나 알려진 분인 듯.

탑밴드의 한 심사위원은 박근홍씨의 보컬을 두고 '비호감으로 들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가창력이나 가사전달이라는 면에선 별로일지 몰라도 게이트플라워즈 자신들의 음악에 최적화된 보컬인 듯 하다.

인디씬에서의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이미 앨범을 낸 적이 있다는 이유로 밴드 서바이벌에 출연할 자격이 되느냐를 문제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직장생활 틈틈이 짬을 내어 밴드활동을 하는 직장인 밴드이건, 음악만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기 어려워 별도의 직업을 가지고 짬을 내어 연주활동을 하고 앨범을 내는 밴드이건, 매한가지로 어렵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어느 누가 감히 출연 자격을 논할 수 있겠는가.

올림픽이건 월드컵이건, 이런 것들을 유치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지는 의문이다.
부자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가족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음악이든 춤이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이러한 대중문화에 대한 소비가 연례행사가 아니라 원할 때면 언제든 가능한 일이 되어야 좀더 살만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이토록 훌륭한 밴드의 훌륭한 음악을 무대를 통해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무쪼록 나처럼,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나마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음악을 알게되고, 그것이 밴드 멤버들이 원하는 음악을 해나가는 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Authorized Bootleg: Cinderella Live at the Tokyo Dome  (2) 2011.03.29
IRON MAIDEN in Seoul  (2) 2011.03.12
2011.3.10.  (2) 2011.02.27
그분들이 오십니다.  (4) 2010.11.06
최근 구입한 음반들  (2) 2010.08.19